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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성과들의 총합

Procruztes 2019. 3. 19. 08:07

평범했던 선수들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을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p31~33


2003년의 어느 날, 영국의 사이클 협회 브리티시 사이클링British Cycling의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조직위원회는 데이브 브레일스퍼드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는데, 그전까지 무려 100년 동안 영국의 프로 사이클 선수들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1908년 이후 영국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단 한 개 땄을 뿐이며,1 가장 큰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는 110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2 심지어 유럽 최고의 사이클 제조업체 한 곳은 영국 선수들에게 사이클을 판매하는 것조차 거부했다.3 혹시라도 영국 선수들이 자사 장비를 사용하는 걸 다른 나라 선수들이 볼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감독으로 부임한 브레일스퍼드는 예전 감독들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만 했다. ​그는 이 전략을 ‘사소한 성과들의 총합’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모든 일에서 아주 미세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당신이 사이클을 탈 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잘게 쪼개서 생각해보고 딱 1퍼센트만 개선해보라. 그것들이 모이면 상당한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내 전략의 전반적인 원칙은 바로 이런 관점에 따라 세워졌다.”4

브레일스퍼드와 코치들은 그들의 사이클링 팀에 적용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들부터 하나씩 바꿔나갔다.5 사이클 안장을 보다 편안하게 디자인하고, 타이어는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알코올로 닦았다. 선수들에게는 전기로 체온을 올리는 오버쇼츠를 입혀 사이클을 타는 동안 이상적인 근육 온도를 유지하게 했고, 몸에 생체감지 센서들을 부착해 운동할 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체적 반응이 일어나는지 파악했다. 선수들은 바람 부는 터널에서 다양한 소재의 옷을 입고 달렸으며, 실외에서 연습할 때는 더 가볍고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선수복으로 바꿔 입었다.

또한 브레일스퍼드는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에서 1퍼센트를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면 어떤 마사지 젤이 가장 빨리 근육을 회복시키는지 직접 테스트했으며, 외과 의사를 고용해 각 선수들마다 가장 적합한 손 씻기 방법을 가르쳐 감기에 걸릴 확률을 낮추기도 했다. 각각의 선수들이 어떤 베개와 매트리스를 사용했을 때 숙면하는지도 일일이 파악했다. 심지어 팀 트럭 내부를 흰색으로 칠하기도 했는데, 먼지들이 경기 전 세밀하게 조정된 사이클들에 들어가지 않도록 잘 보이게 칠한 것이었다.6

이런 사소한 조정들을 거친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 브레일스퍼드가 영입된 지 겨우 5년 만에 브리티시 사이클링 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도로 사이클 및 트랙 사이클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7 전 종목을 통틀어 60퍼센트의 금메달을 석권한 것이다. 4년 후 런던 올림픽에서는 아홉 개의 올림픽 신기록과 일곱 개의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8 그리고 그해 브래들리 위긴스가 영국 사이클 역사상 최초로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했다.9 그다음 해부터 2015년, 2016년, 2017년까지는 같은 팀 소속 크리스토퍼 프룸이 우승을 거머쥐면서10 영국 팀은 6년간 투르 드 프랑스에서 다섯 번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7~2017년까지 10년 동안 영국 사이클 선수들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78개의 메달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66개의 금메달을, 투르 드 프랑스에서 다섯 번 우승을 따냈다.11 협회는 사이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운영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 이 책이 나올 무렵 브리티시 사이클링 팀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들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atomichabits.com/cycling을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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